거주 중인 집을 매도하였다고 생각하니 매수할 집을 반드시 구해야 한다는 마음에 조바심이 났다.
하지만 불안하지는 않았다.
그전에 많은 매물들을 봐 둔덕에 뭘 사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2주택 내가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1주택이 되는 시점에 신청해야 하므로 최대한 늦춰야 했다.
또한 나의 사정을 고려하여 위의 세 가지 조건을 맞춰줄 수 있는 매물이어야 한다고 소장님들께 사전에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그전에 봤던 매물이 아니더라도 위 조건을 맞출 수 있을만한 매물이 있으면 추가로 소개해달라는 문구와 함께...)
"소장님 안녕하세요. 저희 집이 참고로 제가 매수할 수 있는 집의 조건은 아래의 3가지입니다.
꼭 참고해서 보여주시고 지난번에 못 봤던 매물이라도 조건에 맞는 집이라면 추가로 소개 바랍니다.
1. 최종 명의 변경일을 22년 12월 정도까지 늦출 것
2. 거주 중인 집을 비워줘야 하므로, 입주는 5월 중에 할 수 있을 것(전세나 월세 후 매매로 전환)
3. 매물을 소개받을 때 들었던 금액보다 1천만 원 이상은 더 낮춰서 매수하고 싶습니다 최대한 조율 부탁드립니다."
최종적으로 거주할 집이니 아이들은 잠시 맡겨두고 와이프와 함께 집을 보러 갔다.
세 가지 후보지 중에 3->2->1순위 순서로 방문 계획을 세웠다.
좋은 집을 먼저 본 뒤라면 나중의 방문들이 무의미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3순위부터 갔다.
가장 매매가가 높았던 3순위 준신축 아파트는 다시 방문해보니 가격 대비 메리트를 못 느꼈다.
2순위 신축 아파트는 구조가 마음에 들었으나 층이 낮았고 그 자리에서는 매매가 절충을 해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1순위 신축 아파트는 다시 봐도 구조와 매매가가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둘러본 뒤 각 소장님께는 "1시간 내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 소장님은 "지금 급매가격이라서 이 가격대에 이 매물 찾기 어려우실 거예요."라고 말씀하셨다.
물론 내가 해당 단지의 급매라고 적힌 가장 싼 매물만 골라서 연락을 했으니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매도자 입장에서의 급매와 매수자 입장에서의 급매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3순위 아파트는 가격 절충을 한다고 해도 지금 같은 시기에 너무 무리라고 판단을 하였고,
1, 2순위 아파트 중 가장 많이 가격을 깎아주는 곳으로 하기로 와이프와 정했다.
내가 매도한 물건을 예상보다 낮게 팔았기 때문에 매수할 때도 최대한 싸게 사고 싶었다.
그리고 1,2순위 아파트를 소개해 주셨던 소장님께 전화하여,
"소장님 저 00동 000아파트랑 소장님이 소개해 주신 집 둘 중에 하나 지금 바로 매수할 거예요.
계약금 쏠 준비되어 있으니 말씀해 주셨던 매매가에서 3천만 원 더 깎아달라고 이야기해 주시고
매도자분이 얼마까지 절충해 주실지 최대한 빨리 저한테 다시 연락 부탁드립니다."라고 말씀드렸다.
이전부터 몇 번이나 방문을 했었고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드렸다.
그리고 얼마 후 소장님들이 다시 연락을 주셨다.
A 소장님 "내부 인테리어도 고급스럽게 바꿔둔 곳이라 500만 원 정도만 낮춰주신대요.."
B 소장님 "3천까진 어렵다고 하고 2500만 원까지는 절충을 해주겠다고 하네요. 다만, 잔금일은 조금 당기고 싶어 하네요."
결국 B 소장님이 소개한 매물을 선택했다.
해당 매물의 매도자분 입장에서도 수중에 돈이 필요한 것 같았다.
사실 나도 나머지한 채를 처분할 시간을 최대한 벌고 싶었기 때문에 올해 12월까지라고 했었지 3개월 정도는 앞당겨도 문제는 없을듯싶었다.
조정 지역 1주택자가 1주택 추가 매수 시 취득세는 기존주택을 1년 내로 처분하면 1~3% 세율이지만 대출은 6개월 내에 처분하지 못하면 대출금액을 환수 받는 조건이 붙었었다.
(현재는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조정 지역 매수 시 기존주택 처분기한이 취득세 중과는 1년에서 2년 - 22년5월10일이후 취득분부터 적용, 대출은 6개월에서 2년으로 연장)
그렇게 나는 지금 거주 중인 집을 최종 매수하였고 매우 만족하면서 살고 있다.
이번 매수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비록 여러 제약조건이 있더라도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는 나의 요건들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돈이 급한 매도자는 늘 시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의 여러 요건들이 매수하기에 불리한 경우라도 소장님들께 나의 요건을 명확하게 말하고 가능한 매물들만 골라서 보여달라고 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취득과 대출 관련 내용들이 개정되면서 리스크를 대비한 것에 대한 노력이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잔금일을 뒤로 미루면서 기준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매수 비용이 상대적으로 늘어나 불리하게 작용한 점도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이 다음번 매수에 더 큰 나의 경험치 쌓여있음을 확신한다.
세금 및 대출 흐름, 소장님들과의 협상 과정, 매도자 유형 파악, 매수할 지역 및 단지 선정 등
수천만 원보다 알찬 경험이었다.
그리고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아깝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것은 내가 준비되어 있지 않고 덥석 매수하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소장님께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나의 조건을 계속 어필하면서 원하는 매물을 적정한 가격에 매수하면 계속 귀찮게 했는데 수수료를 더 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까지 드는 분이 있다.
그런 분과는 다음번 계약도 계속해 나가고 싶다.(그분이 나를 싫어할지 모르겠지만,,)
모든 매수 과정을 끝마치고 한번 들러 작은 그릇세트를 선물로 드리고 나의 실거주 집 매수를 모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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